팬데믹 시대에 기업의 나침반이 되어줄 AI의 가능성
Kiyoung Choi
Korea Country Director, Google Cloud
* 본 아티클의 원문은 2020년 2월 4일 매일경제에 게재되었습니다.
2020년은 전례없는 팬데믹으로 일상 생활과 업무 영역 전반에서 불확실성이 가중된 해였다. 기업은 코로나19로 인해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방식을 재정립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사업 구조와 투자 전략이 숨가쁘게 디지털 기반으로 재구성됐다. 세계 곳곳에서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됐으며 이러한 변화를 가능케 한 기술 중 특히 인공지능(AI)은 2020년 가장 커다란 화두가 되었다.
AI의 가장 큰 강점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이다.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해 인류는 매일매일 (해결해야 할)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다. 팬데믹을 기점으로 AI의 역할과 영향력이 지대해졌다. 금융에서 제조, 리테일, 공공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업계에서 딥러닝 기반의 고도화된 AI 솔루션을 찾았다.
특히 금융 산업은 AI 혁신의 선두주자다. 최근 몇 년간 금융 업계는 고객에게 더욱 향상된 맞춤형 금융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러한 경쟁은 팬데믹 상황에서 더욱 심화됐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고객 경험을 더욱 개선하기 위해 문서 처리 가속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백엔드 기능까지 AI를 도입했다.
AI는 언택트 신용카드와 캐시리스(cashless) 송금 시스템 이용 증대에 기여했으며, 이를 통해 온라인 상에서 더 많은 거래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KB국민은행이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금융권 최초의 한글 자연어 학습 모델 ‘KB-알버트(ALBERT)’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는 어려운 금융 언어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어 금융 소비자의 편의성을 제고할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제조 산업에서는 기술 혁신을 통해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는 전체 제조 프로세스가 변화했다. 제조 기업은 AI로 품질 관리의 정확도를 높이고 유지보수 사항을 사전에 예측해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공정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요 국가에서 공급과 생산에 연쇄적인 문제가 발생하자 AI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일례로 글로벌 건설사업관리 프리콘 선도기업 한미글로벌은 SK C&C의 구글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아큐인사이트 플러스(AccuInsight+)'로 공사비 내역서의 비정형 데이터를 인식해 공정별로 자동 분류하는 기본 로직을 단 7일만에 구현했으며, 이는 즉시 API 형태로 기존 애플리케이션에 도입됐다. 이로써 오랫동안 풀지 못한 공사비 내역서 문제를 해결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체 공급망에 걸친 머신러닝 기반 기술 도입 이용이 증가하면서 리테일 업계도 AI를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 머신러닝으로 물류 창고의 로봇 솔루션의 기능을 개선하고 수거, 포장, 배송 프로세스를 가속화했다. 대면 접촉을 줄이기 위해 식료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지능형 자동화로 수요 폭증을 더욱 효율적으로 처리해 고객 응대를 개선했다. 온라인 쇼핑 환경에서 수집된 고객, 제품, 판매 및 공급처 등의 지표와 데이터는 고객의 쇼핑 경험을 혁신하고 트렌드를 예측하는 데 활용되었으며, 이는 비즈니스 가시성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전 세계 인류가 코로나19로 예측하기 어려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많은 기업이 이에 굴하지 않고 AI와 같은 혁신 기술을 통해 비즈니스를 방역하고 미래를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 역시 국내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기업이 팬데믹 상황을 잘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다각화된 AI 기술과 컨설팅 제공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18년 맥킨지는 AI가 2030년까지 약 13조 달러 가치의 글로벌 경제적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1 코로나19 이전의 예측인 만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AI 기술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복잡성과 불확실성은 끊임없이 기업에게 많은 도전과 과제를 안기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많은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여러 기업이 AI를 통해 현재 보다 더 많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AI를 빠르게 자사의 기술로 흡수하는 기업만이 불확실한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더욱 많은 기업이 AI를 통해 팬데믹 상황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극복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1.McKinsey, Notes from the AI frontier: Modeling the impact of AI on the world economy, 2018년 9월


